제인 게인스는 콜럼비아 대학 영화학과 교수이며, 듀크대학 영문과 석좌교수이다. 2018년 게인스 교수는 시네마미디어학회(Society for Cinema and Media Studies)에서 ‘뛰어난 업적’ 상을 받았으며, 그 이전에는 래드클리프 인스티튜트의 우수연구와 전미인문학센터의 연구지원금을 받기도 하였다. 세 권의 책이 상을 받기도 했는데, 『경쟁하는 문화: 이미지, 목소리, 법(Contested Culture: The Image, the Voice and the Law)』(North Carolina, 1991)과 『불과 욕망: 무성영화 시대의 인종 혼합 영화들(Fire and Desire: Mixed Race Movies in the Silent Era)』(Chicago, 2001)은 시네마미디어학회에서 ‘캐서린싱어 코박스 최고의 책’ 상을 수상하였다. 『분홍색 조각: 무성영화산업계에서는 여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Pink-Slipped: What Happened to Women in the Silent Film Industries?)』(Illinois, 2018)는 ‘뛰어난 학술서적’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적 재산, 해적판, 다큐멘터리 이론,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영화, 초기 영화, 비판인종이론에 대한 그녀의 논문들은 『시네마 저널』, 『스크린』, 『크리티컬 인콰이어리』, 『컬처럴 스터디스』, 『프레임워크』, 『카메라 옵스큐라』, 『여성과 공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최근 그녀는 영화와 미디어 연구에서 “역사적 전환”에 대한 비평에 참가하고 있으며, 1930년대 노동자 영화와 사진 연맹의 국제화를 연구하는 그룹의 일원이기도 하다.
‘균열과 생성: 한국영화 100년’ 섹션의 기조발제자로 이창동 감독이 나선다. 주요 국제영화제들에서의 수상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한국의 대표적 영화작가 중 한 명이다. <버닝>(2017)이 담았던 파국적 살인의 결말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그의 영화들은 개인적, 사회적 균열을 날카롭게 포착해 왔다. 한국영화사 최초의 걸작 <아리랑>(1926)의 결말도 이와 흡사했던 것을 떠올리면, 균열의 미학이 한국영화사의 전통 중 하나임을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100년의 간격을 사이에 두고 영화들이 서로 맞닿아 있음은, 한 편의 영화로도 100년을 횡단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영화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문화 부처 장관을 역임했던 문화계 원로이기도 한 그가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영화, 삶, 역사에 대해 들려줄 통찰과 지혜가 기대된다.
1952년 베트남에서 태어난 트린 민하는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감독, 작가, 설치미술가, 작곡가 등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가로 활동해왔다. 감독으로서 그는 <재집합>(1982),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1989), <슛 포 더 콘텐츠>(1991), <사랑의 동화>(1995), <베트남 잊기>(2015) 등 대표작들을 남겼다. 유수한 영화제에 소개된 이 영화들은 여성이자 유색인종, 배트남계 이민자인 감독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내며, 역사에 대한 재해석과 차이의 정치학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그는 탈식민주의 여성학자로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에서 영화와 예술, 페미니즘, 문화정치학 등에 대한 강연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현재는 UC버클리에서 젠더/여성학 및 수사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다. 이러한 이력을 고려하면, 그는 남/동남아시아 영화의 미학적 동력으로서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고찰하는 포럼의 문을 여는 기조발제자로서 더없는 적임자일 것이다.